Redesign your brain

책 읽는 책, 박민영 본문

읽고 또 읽고/독서

책 읽는 책, 박민영

bangla 2016. 3. 23. 11:56
728x90

우리는 과도한 외부의 자극에 한편으로는 지쳐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독되어 있다. 그래서 외부의 과도한 자극에 지쳐 그것을 차단하려는 욕구와 그러한 자극에 너무 익숙해져 오히려 그러한 자극이 없으면 몹시 불안해 하는 증후군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

   

현대인에게 세계는 자신의 생각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온갖 미디어를 통해 씹혀진 채로 제공된다. 사람들은 그것을 그냥 삼키기만 하면 된다. 인간의 정신은 세계에 반응할 뿐 개입할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과 귀와 머리를 관능적인 미디어에 내맡긴채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책을 보는 사람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갖게 된다. 책을 읽고 머리를 통해 걸러진 세계를 인식함으로써 정신적 소외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과 본질에 대해 자문함으로써 자기로부터의 소외에서 벗어난다.

   

태어나면서 장님인 아이… 군것질… 아버지 주머니에서 돈을 꺼냄. 장님 아버지가 돈을 왜 꺼내냐고 물음

"아버지가 그걸 어떻게 알아?"

   

사랑의 빠져서 연애편지를 읽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읽는다. 그들은 단어 하나하나를 세 가지 방식으로 읽는다. 그들은 행간을 읽고 여백을 읽는다. 부분적인 관점에서 전체를 읽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부분을 읽는다. 문맥과 애매함에 민감해지고 암시와 함축에 예민해진다. 말의 색체와 문장의 냄새와 절의 무게를 곧 알아차린다. 심지어 구두점까지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해 내려 한다. - 모티어 애들러 , 독서의 기술

   

레비스트로스, 슬픈열대, 글의 최초 효용이 권력의 명령을 전달하는 것임을 목격했다고 증언. 글을 알게 된 아마존 인디언이 맨 처음 한 일은 외부에서 오는 행정 명령을 독점하여 자신에게…

   

60년대 군생활을 한 김화영씨, 공민교육대라는 군사학교에서 문맹자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임시 교사 노릇, 종종 아내에게서 온 편지를 읽어 달라고 부탁을 받음.

편지 속에는 부부 사이의 가장 내밀한 마음의 표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부탁하는 피교육자나 부탁을 들어 주는 교육자나 피차 쑥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날도 피교육자 하나가 몹시 부끄러워하며 편지를 읽어 달라고 통사정하는 바람에 김화영은 봉투 속에서 편지를 꺼냈다. 편지에는 커다란 그림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그의 아내가 백지 위에 손바닥을 댄 채 손가락의 윤곽을 따라 연필로 서투르게 줄을 그은 그림이었다. 그 아래에는 판독하기 어려운 서투른 글씨로 딱 한 줄의 글이 쓰여 있었다.

"저의 손이어요, 만져 주어요."

그 피교육자는 나중에 스스로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아내의 편지를 손에 펴든 채 감격하여 큰 소리로 울었다고 한다.

   

나는 지적 슬럼프에 빠질 때면 책장 정리를 하곤 한다. 먼지가 부옇게 쌓인 책은 먼지를 털고, 책과 책장을 다시 배열하면서 버릴 책은 버린다. 책장을 정리하다 보면 머릿속까지 정리가 되어 자연스럽게 이 지적 슬럼프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떠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융은 어린 시절 병약한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융은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탔고, 간질과 비슷한 발작 증세가 자주 나타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융은 요양하면서 반년 동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다.

어느날, 아버지가 친구에게 하는 말을 융이 엿듣게 되었다. 융을 치료하기 위해 전재산을 다 날리게 되었다고….

융은 라틴어 문법책을 들고 외우기 시작했다… 쓰러졌지만 또 일어나서 다시 외웠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작 증세가 사라졌다. 결국 융의 병은 육체 질환이 아니라 정신 질환이었던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정신병에 관심을 갖게 된 융은 가끔 정신의학서를 들여다보곤 했다.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던 융은 정신의학서를 읽다가 눈앞에 번쩍하며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정신병을 인격의 질병이라고 규정한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것이었다.

   

나는 책을 증오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방법만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루소

책을 너무 많이 일게 되면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는 것을 모르게 된다…. 나는 철학을 읽지 않고 직접 인생을 읽는다. - 임어당.

   

"그럼 전하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이군요."

환공이 목수에게 화를 냄, 목수 왈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수레바퀴를 만들 때 구멍을 너무 크게 깎으면 들어간 바큇살이 헐거워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구멍에 바큇살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 깎지도 덜 깎지도 않는 일은 마음과 손짐작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 입으로 할 수 없습니다. 수레바퀴를 만드는 비결이 여기에 있지만, 그것을 자식에게 깨우쳐 줄 수도 없고, 제 자식 역시 제게서 배울 수가 없습니다. 옛 사람도 필경 그 전해 줄 수 없는 것과 함께 죽어 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읽고 계신 것이 찌꺼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먹지도 못하는 이 따위에 책을… 거지에게 …

거지는 책을 조금씩 읽음… 삶의 용기를 얻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남. 거지가 구걸을 하게 된 것은 몸의 장애라기 보다는 마음의 장애 때문.

   

컴퓨터는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인간은 다르다. 오히려 인간은 출력함(말을 함)으로써 입력(사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언어가 정밀하다는 것은 곧 사유가 정밀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밀한 언어가 발생시키는 두뇌의 피로 때문에 인문, 사회과학서가 딱딱하고 재미없게 여겨지지만, 그것이 바로 인문,사회과학서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네트워크를 따라 읽는 책은 길이 되는 책이고, 마음에 쏙 드는 저자를 만나 그 전작을 읽게 되는 책은 정거장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정거장은 당신을 또 다른 길로 인도할 것이다. 그 길은 새로운 길이지만 낯선 길이 아니다. 이미 정거장에서 이정표를 보고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여행자의 기억은 걷는 것 혹은 머무른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빠른 속도는 인간의 감각을 차단한다. 자신이 여행했던 곳들을 돌이켜 보라. 대부분 기억나는 것은 걷거나 머무른 장소의 풍경과 느낌일 것이다.

   

오직 제 날개의 무게로만 날아가는 새처럼 가라.

   

존재의 문제와 세계의 문제가 일치하고, 나아가 그 경계가 허물어질 때 독서 불꽃은 세차게 타오르게 될 것이다.

   

저자는 반드시 최상의 독자이다. 저자들은 대개 당대 가장 뛰어난 독자 그룹인 것이다. 독자의 수준이 하향 평준화된다는 것은 최상의 독자인 저자의 수준도 떨어짐을 의미.

   

쉬운 책 먼저

한국인이 쓴 것을 먼저

동시대인이 쓴 것 먼저

   

소로는 간디와 E.F. 슈마허에게 영향. 간디는 톨스토이와 지적 교류도 가짐. 지적 그물… 저자들의 세계관은 홀로 형성 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다른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책에는 길이 되는 것이 있고, 정거장이 되는 것이 있다. 길이 되는 책은 스쳐 지나가는 책이고, 정거장이 되는 책은 잠시 머무르는 책이다.

   

교도소에서 살아 가는 거룩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술집에서 웃음을 파는 엄숙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꽃밭에서 활짝 웃는 아름다운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 교회에서 찬송하는 부처님들, 법당에서 염불하는 청수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넓고 넓은 들판에서 흙을 파는 부처님들, 우렁찬 공장에서 땀 흘리는 부처님들, 자욱한 먼지 속을 오고 가는 부처님들, 고요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 성철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