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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과학 책장, 과학책을 읽고, 쓰고, 번역하는 고수들의, 이정모 외 본문
호킹 지수, HI가 높을수록 대다수 독자들이 책을 끝까지 읽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
슈뢰딩거의 첫 번째 질문부터 살펴보자. 유전자의 부피를
유추해보니 아무리 크게 잡아도 한 변의 길이가 300옹스트름
을 넘지 않는 정육면체 부피 정도일 것인데, 이 정도 부피 안
이라면 원자가 150개 정도 들어가는 자리에 불과하다. 유전
자 구조에 이처럼 적은 수의 원자들이 참여하는데, 도대체 유
전자는 무슨 수로 그토록 복잡한 생물체의 질서와 믿을 수 없
을 정도의 영속성을 책임지고 있는 것일까.' 난자와 정자를 다
리 삼아 세대를 건너가면서 유전자의 구조는 한 치의 흐트러
집 없이 보존된디는 것이 미스터리였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슈뢰딩거가 감정의 요동을 표출하는 대목이다 슈뢰딩거는
"이것은 기적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험의 역시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실험
이라는 사건은 새로운 유산이 되어 다음 길을 제시하고 언젠
가 새로운 분기점이 또 생겨난다. 마치 생물진화의 역사가 필
연이 아닌 것과 비슷하다.
과학의 역사에서 좁은 시점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아인슈타
인이 상대성 이론을 탄생시키지 않았더라도 누군가 똑같은 상
대성 이론을 완성했을까.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맥락
의 발견은 있었을지언정 전혀 다른 방법과 수학으로 우주를
설명했을 것이다 지금의 우주론은 아인슈타인이 만들어놓은
유행일 것이다. 반 고호의 양식이 있었듯이 아인슈타인의 양
식이 있었던 것이다.
뉴턴으로 완성되는 중력 이야기가 물론 끝은 아니다. 잠시
정차하는 간이역이라고 보면 되겠다. 세상은 절대적인 무엇으
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근대 과학의 핵심 교리였던 객
관성과 인과론이 현대 과학에 와서는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뉴턴의 세계관도 바뀌고 있다. 상대성 이
론과 양자역학을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
지만 뉴턴의 중력 이야기는 멀고 먼 과학 여행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초반부 코스가 될 것이다. 물체가 떨어지는 것인지,
잡아당기는 것인지, 밀어내는 것인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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